연중 제31주간 금 - 주인은 그 불의한 집사를 칭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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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31주간 금 - 주인은 그 불의한 집사를 칭찬하였다.
"주인은 그 불의한 집사를 칭찬하였다. 그가 영리하게 대처하였기 때문이다."
예화에 등장한 집사는 분명 불의한 사기꾼이다.
그런데 이 사기꾼이 칭찬을 받는 이야기는 이해하기 쉽지 않다.
주인의 칭찬 이유는 "그가 영리하게 대처하였기 때문"이었다.
"영리하게"에 해당하는 그리스 말은 성경에서 정직하든 부정직하든 "모든 능력을 다하는 태도"를 뜻한다.
집사는 해고당할 상황, 즉 절망적인 위기를 절박하게 받아들여 모든 능력을 다하여 대처했기에 칭찬받는다.
예화의 목적은 불의한 '장부 위조' 행위를 칭찬하는 데 있지 않다.
매 순간, 특히 위기 상황에서 절박한 마음가짐으로 온 힘을 다해 하느님 나라를 추구하라는 말씀이다.
"그는 주인에게 빚진 사람들을 하나씩 불러 첫 사람에게 물었다."
불의한 집사가 칭찬받은 영리한 대처는 남의 말을 들음으로 시작한다.
집사가 주인 몰래 자기 배만 채울 때는 남의 말을 경청하지도 않고, 남을 배려할 마음도 없었다.
집사는 자기 생각만 하였기에 닥친 해고 위기를 남의 말을 경청하고, 남의 입장을 배려함으로 극복한다.
하느님 나라를 향한 길에서 현실을 절박하게 받아들인다면 빚쟁이, 즉 나보다 더 어려운 이를 만나야 한다.
내 입장이 아니라 힘든 사람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들어주고 최선을 다해 배려하라는 말씀을 행간에서 읽는다.
"이 세상의 자녀들이 저희끼리 거래하는 데에는 빛의 자녀들보다 영리하다."
얼핏 이해가 힘든 비유에서 예수님은 청중에게 이렇게 말씀하신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하느님의 다스리심이 너희에게 주어졌다. 지금, 오늘!
그러나 그것은 너희가 너희의 이해력과 상상력, 열정과 온 존재를 투신할 때에만 너희에게 온다. ...
부정한 집사는 결코 반쪽만 행하지 않았다. 전부를 걸었다.
모든 것을 감행하고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단지 이에 대해서만 예수님은 그를 높이 평가하시며 제자들에게 똑같은 것을 바라신다." (G. 로핑크)
[출처] 말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