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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이 세상에 정의와 평화를 가져오도록 노력한다.
(말씀의 길 회헌 47조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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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 제1주일 다해 - 너희의 속량이 가까웠기 때문이다.

작성자 : 말씀의성모영보수녀회   작성일: 24-12-02 08:41   조회: 1,065회

본문

대림 제1주일 다해 - 너희의 속량이 가까웠기 때문이다.

 

오늘은 전례력의 새해가 시작되는 대림 첫 주일이다. 대림(adventus)"오다, 도착하다"라는 뜻이다. 신앙인들은 2천 년 전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셨던 주님께서, 부활 후 승천하시며 재림을 약속하셨기에 언젠가 다시 오실 것을 믿고 기다린다. 과거의 첫 번째 오심과 미래의 두 번째 오심 사이에 놓인 현재는 주님을 기다리는 중간 시기다. 대림절은 이를 기념하는 교회 절기다. 주님의 다시 오심을 깨어 기쁘게 맞이하려면 그날이 어떻게 오는지 알아야 한다. 복음은 그 모습을 이렇게 전한다.

 

해와 달과 별들에는 표징들이 나타나고, 땅에서는 바다와 거센 파도 소리에 자지러진 민족들이 공포에 휩싸일 것이다.”(루카 21,25) 세상을 구원하신 예수님이 다시 오시는데 왜 이토록 어둡고 두려운 상황이 벌어질까? 해와 달과 별은 태초에 하느님이 창조하신 빛으로 가득 찬 피조물이었다. 그런데 인간은 탐욕과 어둠으로 빛을 덮으려 하였다. 하느님이 만드신 진실 대신에 거짓의 해를, 의로움 대신에 불의의 달을, 용서와 평화 대신에 복수와 분열의 별들을 만들고, 그것을 빛이라고 속이는 악령이 판을 치는 세상이 되었다. 세상을 만드신 하느님이 다시 오시면 이를 모두 본래 모습으로 바로잡으실 것이다. 그것이 "해와 달과 별들에" 나타나는 표징이다. 새 세상이 오기 위해 필수적인 그 정화의 과정은, 거짓된 세상의 시각으로 보면 두려운 일이다. “사람들은 세상에 닥쳐오는 것들에 대한 두려운 예감으로 까무러칠 것이다. 하늘의 세력들이 흔들릴 것이기 때문이다.”(루카 21,26)

 

그러나 주님을 믿고 기다리는 이들에게 재림은 빛이 어둠을 몰아내고, 진실이 거짓을 드러내며, 자비와 용서와 화해가 복수와 차별과 혐오를 이기는 때다. 그러므로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하거든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어라. 너희의 속량이 가까웠기 때문이다."라고 주님이 이르신다. 이 말씀에서 "속량"은 본래 죄인이나 노예를 풀어주고 지불하는 몸값을 뜻한다. 성경에서는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을 구원하신 사건을 "속량"으로 표현한다. 이집트 종살이에서(신명 7, 8), 바빌론 유배에서(이사 41, 14), 죄에서(시편 130, 8) 구해주신 사건이 속량이었다. 이 속량은 예수님 안에서 실현된 죄의 용서로 완성되었다(에페 1, 7). 하느님이 인간을 사랑하여 아드님을 보내셨고, 예수남은 인간을 위해 목숨을 내어 놓으셨다. 이로써 "속량"은 예수님이 값을 치르시어 그분을 믿는 이들이 죄와 죽음의 노예살이에서 해방시키신 구원을 의미하게 되었다.

 

이렇듯 주님의 다시 오심은 우리에게 자유가 주어지는 "속량"이자, 거짓과 탐욕의 어둠이 사라지고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순간이다. 그러기에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어" 그날을 간절히 기다리라는 말씀이다. 우리가 기다리는 주님의 다시 오심은 하느님 나라의 도래라고 할 수 있다. 세상에서 예수님이 선포하신 복음의 핵심인 하느님 나라는 하느님의 다스리심이었다. 세상의 주인이 거짓과 위선으로 인간을 지배하는 권력이 아니라, 정의와 자비의 하느님이라는 선포였다. 예수님은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셨을 뿐 아니라, 죄와 질병과 굶주림 등 악의 세력에서 인간을 해방시키심으로 당신 자신이 하느님 나라임을 보여 주셨다. 따라서 예수님이 다시 오시면 이 땅에 하느님 나라가 완성된다. 그 나라를 어떻게 기다려야 할까?

 

주님은 복음에서 하느님 나라를 기다리는 자세를 이렇게 이르신다.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여, 방탕과 만취와 일상의 근심으로 너희 마음이 물러지는 일이 없게 하여라. 너희는 앞으로 일어날 이 모든 일에서 벗어나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는 힘을 지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루카 21,34.36) 예수님은 우리에게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소서"라고 기도하라고 가르치셨다. 예수님의 다시 오심,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기 위해 기도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느님의 나라는 우리가 정복하는 것이 아니다. 그 나라를 이루시는 분은 하느님이시다. 그분께서는 우리 마음에 들어오시어 성령의 은총으로 영혼을 차지하시고, 예수님의 모습으로 변화시키신다. 그 나라는 바로 예수님이며, 그분의 삶이고, 살고 사랑하고 고통을 받으시는 그 방식이다. 그 나라는 사랑을 위한 예수님의 십자가 죽으심에서 장엄하고 절대적으로 드러난다." (C. M. 마르티니)

 

하느님께서 아드님을 통해 값을 치르고 우리를 해방시키시고 자유를 주셨으니 우리는 하느님의 것이다. 나의 삶은 이제 나의 것이 아니라 주님의 것이다. "나는 너희 하느님이 되고 너희는 나의 백성이 될 것이다."(레위 26, 12)라는 말씀대로 "나는 그이의 것"(아가 2, 16)이 된다. 이것이 성경 전체를 관통하는 인간과 하느님의 관계의 요체로, 우리가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기를" 기도하며, 주님을 기다릴 이유다. 나만 잘 살면 된다며, 내가 주인이 되어, 내 마음대로 살겠다는 사람에게 주님은 안중에 없고, 안중에 없는 분을 기다릴 까닭이 없다. 자기 생각대로 자기 이익을 쫓는 사람들에게 인간을 속량하신 하느님은 오시지 않는다.

 

세상이 어찌 이 모양인지 한탄스러운 지금이야말로 예수님의 다시 오심을 간절히 기다릴 때다. 가난한 사람들은 점점 살기 힘들고, 아이들은 사라지고, 청년들은 절망하고, 흉악범은 늘어가고, 노환과 질병으로 가족 관계도 힘들다. 권력가들은 거짓의 홍수 속에 이권 챙기기에 몰두하기에, "사람이 어찌 그 모양인지" 한탄이 절로 나오는 세상이다. 사람들은 자기만 잘 살면 된다며 이웃을 외면한다. 이럴수록 하느님이 세상의 주인이라는 믿음을 새롭게 하고, 주님이 다시 오실 것이라는 희망을 굳게 하며 기도할 때다.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어" 주님을 간절히 기다릴 때다. 세상의 주인은 어둠의 세력이 아니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세상의 참 주인이신 예수님을 기다리며 깨어 기도한다면 대림절은 희망의 시기, 은총의 시간이 될 것이다. 바오로 사도처럼 서로를 위해 기도하자.

 

"우리 주 예수님께서 당신의 모든 성도들과 함께 재림하실 때, 여러분이 하느님 우리 아버지 앞에서 흠 없이 거룩한 사람으로 나설 수 있게 되기를 빕니다. 아멘." (1테살 3, 12-13: 2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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