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32주간 토 - 그는 줄곧 그 재판관에게 가서 졸랐다.
본문
연중 제32주간 토 - 그는 줄곧 그 재판관에게 가서 졸랐다.
"어떤 고을에 하느님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한 재판관이 있었다."
비유 말씀의 등장인물들을 곰곰이 살펴본다.
교부들의 해석에 따르면 "거만한 재판관"은 세상의 권력을 상징한다.
"하느님도, 사람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세상 권력은 종종 인간성을 파괴한다.
"또 과부가 한 사람 있었는데, 그는 줄곧 그 재판관에게 가서, ... 졸랐다."
세상의 권력 앞에 선 억울한 "과부"는 누굴까?
당시 풍습에 따르면 남편이 없는 과부가 되면 사회적 천대를 받고 재산권도 행사하지 못한다.
변호해 줄 남편도, 법적인 보장도, 사회적 보호도 없이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이 과부다.
과부가 할 수 있는 일은 간절한 하소연뿐인데, 재판관은 만나주기는커녕 문도 열어주지 않는다.
이 절망의 상황에 과부는 "줄곧 졸랐다."라고 비유 말씀은 전한다.
곤궁한 과부의 모습에서 성모님을 본다.
- 우리를 위한 끊임없는 청원을 올리시는 가난한 어머니.
의지할 곳 없이 맨몸으로 정의를 갈망하는 과부의 모습에서 십자가상의 예수님을 본다.
- 맨몸으로 매달리시어 고통 중에 우리를 위해 아버지께 기도하시던 분.
"거만한 재판관"은 세상의 권력을 추구하며 "하느님도, 사람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우리 자신 아닐까?
그러한 우리에게 아버지께 돌아오라고, 그 사랑 안에 머물라고 "줄곧 조르시는" 주님 모습이 떠오른다.
한 편, 세상을 살면서 그렇게 거만한 재판관을 만나면 과부처럼,
가난한 어머니 마리아의 마음으로 줄곧 기도하라는 초대를 듣는다.
[출처] 말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