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공현 대축일 후 화 - 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
본문
주님 공현 대축일 후 화 - 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
"예수님께서는 빵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도록 하셨다.
물고기 두 마리도 모든 사람에게 나누어 주셨다. 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 (복음)
예수께서는 목자 없는 양 떼 같은 사람들을 모으시어 (공동체의 형성),
말씀으로 가르치신 후 (말씀의 전례), 먹이신다 (성찬례).
성체성사를 연상시키는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을 공현 시기에 다시 듣는 뜻을 헤아려 본다.
공현은 주님의 공적 드러나심, 곧 하느님의 공적 계시 사건이었다.
공적 계시의 완성인 예수님은 이제 성체성사 안에 현존하신다.
공적 현현의 의미는 성체성사에서 드러난다는 말씀으로 들린다.
빵의 기적은 한편으로 이집트 탈출 사건을 연상시킨다.
이집트 탈출 사건은 과거에 끝난 사건이 아니라 언제나 살아있는 현실이다(탈출 13, 8 참고).
모세가 백성을 모아 광야로 이끌고 나와서, 가르치고, 먹였던 사건이 예수님에 의해 재현된다.
광야가 아닌 풀밭에서, 서둘러 일어서서 먹지 않고 편안하게 앉아서,
하늘에서 떨어지던 만나가 아니라 축복의 기도와 제자들을 통한 나눔의 형태로
예수님은 이집트 탈출 사건 새롭게 재현하신다.
그렇다면 예수님은 새로운 모세고, 예수님을 따름은 새로운 탈출 사건 아닐까?
아버지로부터 파견된 아들로서, 생명의 빵이 되어 우리에게 오신 예수님은
성찬에 참여하는 이들을 아버지의 생명으로 결합시키는 새로운 탈출로 초대하신다.
"서로 사랑합시다. 사랑은 하느님에게서 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독서)
아버지와 아들과 우리가 함께 엮어지는 역동성의 바탕이 바로 사랑이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보이신 사랑이자, 아들이 세상에 오신 목적이기에
하느님의 정체성은 사랑이라는 말씀으로 들린다.
[출처] 말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