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회원가입  |   로그인  |   오시는 길
우리는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이 세상에 정의와 평화를 가져오도록 노력한다.
(말씀의 길 회헌 47조 참조)
말씀의 숲
영성의 향기 말씀의 향기 수도원 풍경 세상.교회의 풍경 기도자리
말씀의 향기

설 - 주님께서 그대에게 복을 내리시고 그대를 지켜주시리라.

작성자 : 말씀의성모영보수녀회   작성일: 25-01-30 09:30   조회: 851회

본문

- 주님께서 그대에게 복을 내리시고 그대를 지켜주시리라.

 

설날 아침 어르신들께 세배를 올리고 덕담을 듣는다. 새해 첫날 하느님께서 주시는 덕담으로, 1독서는 주님께서 그대에게 복을 내리시고 그대를 지켜주시리라.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 들어 보이시고 그대에게 평화를 베푸시리라.”라는 축복의 말씀을 들려준다. 복은 하느님에게서 비롯되고, 하느님을 마주하면 평화를 베푸신다는 말씀이다.

 

2독서 야고보서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덕담을 들려준다. 먹고사는 데만 정신이 팔려 돈 벌 궁리만 하는 사람들, 돈이면 모든 것이 다 된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여러분의 생명이 무엇입니까? 여러분은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져 버리는 한줄기 연기일 따름입니다. 도리어 여러분은 주님께서 원하시면 우리가 살아서 이런저런 일을 할 것이다하고 말해야 합니다.”라고 일러준다. 행복이 건강이나 지위나 경제력이 아니라 주님께 달렸다는 말씀이다. 지난 세월을 돌아보면 천 년도 주님 눈에는 지나간 어제 같고, 한 토막 밤과도 같나이다. 저희의 날수를 셀 줄 알도록 가르치소서. 저희가 슬기로운 마음을 얻으리이다.”라는 화답송의 시편에 공감이 간다. 기쁨도 슬픔도, 보람도 고난도 결국 다 지나가지 않았던가?

 

현재의 상황이 어떻든 사람은 한 뿌리, 한 가족이다. 그 뿌리의 바탕은 하느님이심을 깨닫고, 하느님께서 내 삶의 주인이심을 고백할 때 참 행복을 누린다. 주인이 오심을 깨어 준비하라고 당부하는 오늘 복음의 짧은 구절 안에 주인이란 말이 다섯 번이나 나온다. 행복이 주인에게 달렸기 때문이다. 깨어 기다려야 할 이유는 주인께서 계시기 때문이다. 깨어 있는 종들에게 주인은 "띠를 띠고 그들을 식탁에 앉히고 시중을 들어주신다." 우리는 그렇게 깨어 기다리며 주님의 축복 속에 한 해를 시작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 어떤 복을 하느님께 청할까?

 

설날 아침, 주인이신 하느님께 복을 청하자. 우리 전통에서 연초에 오복을 빌어주곤 하였는데, 서경(書經)에 따르면 五福의 첫째는 수(), 즉 수명이다. 억지로 연장하는 수명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주신 생명인 천수(天壽)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누리길 기도하자. 오복의 둘째 복은 부(). 큰 부자가 아니더라도 불편하지 않게 살아가고, 더 나아가 사랑을 실천하도록, 물질만이 아니라 마음으로도 부자가 되길 기도하자. 셋째 복은 강령(康寧)이다. 여기서 강()은 육체적 건강을 말하고 령()은 마음의 건강을 말한다고 한다. 웰빙 한다고 몸만 돌보지 말고 마음의 건강, 하느님을 섬기는 신앙의 건강도 함께 누리길 기도하자.

 

오복 중 넷째는 유호덕(攸好德)으로, 덕을 좋아하여 즐겨 행함에서 누리는 복이다. 이웃에게 덕을 쌓는 것은 의무적인 선행이 아니라 축복을 받는 길이다. 앞의 세 가지 복인 수, , 강령은 이 넷째 복을 위한 준비라고 한다. 선조들은 정월 초하루부터 대보름까지 누구나 한 가지 이상 공덕(功德)을 쌓아야 건강하고 복을 받는다고 가르쳤다. 구체적으로, 살림이 여유 있는 이들은 다리가 없는 개울에 다리를 놓아주고, 넉넉하지 못한 사람은 징검다리를 놓아주는 월천공덕(越川功德), 대보름 전야에는 괭이를 메고 나가 비탈길을 넓혀 주고 길 한복판의 큰 돌을 치우는 행인공덕(行人功德), 정월 대보름이나 입춘에 행려자 움막 앞에 밥 한 솥 지어 갖다 놓는 적선공덕(積善功德), 헐벗은 사람에게 옷을 입혀주는 구난공덕(救難功德), 행려병자가 누워 있는 문전에 약탕을 끓여 놓고 오는 활인공덕 (活人功德) 등의 공덕 실행이 복을 가져온다고 일러주었다. 이처럼 조상들은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덕, 예수님이 말씀하고 실천하신 이웃사랑의 덕행을 복을 받는 길로 실천하였던 것이다.

 

오복의 마지막 복은, 고종명(考終命)이다. 여기서 고()'숙고하다, 밝힌다, 생각한다' 등의 뜻이 있고 종()은 끝남, '마지막'을 뜻한다. 즉 고종(考終)이란 마지막을 깊게 생각한다는 의미로, 죽음을 예비하여 명()을 밝히는 복을 고종명이라고 하였다. 인생의 마무리인 죽음 앞에서 누리는 복이다. 일생을 건강하고 덕을 베풀며 살아온 결과, 달릴 길을 다 달린 후 끝날 때를 알고 평온하게 생을 마치는 복이다. 앞선 네 가지 복인 수, , 강령으로 유호덕을 실천하는 이가 마지막으로 누리게 되는 복이므로 오복의 종착점이자 목표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주인이 밤중에 오든 새벽에 오든 종들의 그러한 모습을 보게 되면, 그 종들은 행복하다!" 하고 선언하신 행복이 고종명의 복이다. "그 주인은 띠를 매고 그들을 식탁에 앉게 한 다음, 그들 곁으로 가서 시중을 들 것이다."라는 말씀대로 하느님 품에서 참 행복을 누리며 살게 되기 때문이다.

 

''이라는 말의 어원은 '낯설다', '삼가다'라고 본다. “천 년도 주님 눈에는 지나간 어제 같고, 한 토막 밤과도 같나이다. 저희의 날수를 셀 줄 알도록 가르치소서.'라고 삼가는 마음을 기도하며 새해 아침을 맞이하자. 우리 삶의 뿌리가 하느님께 있기에, 하느님이 참된 행복을, 오복을 내려 주시길 기도하자. (), (), 강령(康寧)을 누리고, 이를 바탕으로 진실한 나눔을 즐기는 유호덕(攸好德)의 복을 누리고, 마침내 하느님 안에서 행복한 죽음을 맞이하는 고종명(考終命)의 오복을 누리길 기원하자. 하느님으로부터 복을 받고, 또한 서로에게 복을 빌어주며 은총과 평화가 가득한 한 해를 시작하자.

 

[출처] 말씀에

해뜨는 마을 l 영보자애원 l 영보 정신요양원 l 천안노인종합복지관
교황청 l 바티칸 뉴스 lCBCK 한국천주교주교회의
한국 천주교 여자수도회 l 한국 천주교 주소록 l 수원교구
우. 13827 경기 과천시 문원청계길 56 말씀의성모영보수녀회
56 MunwonCheonggyegill Gwachon-si Gyeonggi-do TEL : 02-502-3166   FAX : 02-502-8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