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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이 세상에 정의와 평화를 가져오도록 노력한다.
(말씀의 길 회헌 47조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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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봉헌 축일 -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

작성자 : 말씀의성모영보수녀회   작성일: 25-02-02 09:10   조회: 856회

본문

주님 봉헌 축일 -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

 

오늘은 주님의 봉헌 축일로, 이를 기념하여 초를 봉헌하고 축성 받는 날이고, 그렇게 살고자 하는 수도자들을 위한 날이기도 하다. 주님의 봉헌에 관해 복음은 "예수님의 부모는 아기를 예루살렘으로 데리고 올라가 주님께 바쳤다. 율법에 태를 열고 나온 사내아이는 모두 주님께 봉헌해야 한다."라고 기록된 대로 한 것이다."라고 전한다.

 

봉헌(consecratio)의 성서적 의미는 "따로 떼어 놓는 것"에서 유래한다(탈출기 12, 13 참조). 하느님께 무엇을 봉헌하는 까닭은 하느님에게 무엇이 부족하거나 필요해서가 아니다. 인간이 하느님께 짐승이든 곡식이든 삶의 한 부분이든 "따로 떼어" 드리면, 하느님은 봉헌된 제물과 봉헌한 인간을 모두 거룩하게 축성하신다. 따라서 "consecratio"는 사람 중심으로 보면 '봉헌'이지만, 하느님 중심으로 보면 '축성'이다. 농사를 짓거나 목축을 하며 첫 수확물을 봉헌하면 나머지 짐승이나 곡식이 거룩해지고, 첫 아들을 봉헌하면 아들의 온 생애를 하느님께서 축성하신다. 인간이 되신 하느님, 아기 예수의 봉헌으로 하느님은 세상의 모든 이에게 거룩하게 되는 길을 열어 주셨다. 같은 이치로 오늘 기념하는 축성생활(수도생활)은 교회에 생명과 성덕을 가져온다. (교회헌장 44항 참조)

 

이 봉헌의 의미를 시메온은 이렇게 노래한다.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 주님의 봉헌을 통해 시메온이 본 구원은 무엇일까? 늙은 시메온과 갓난 아기 예수, 옛 계약과 새 계약, 하느님과 그 백성, 성탄과 죽음, 예언과 그 성취, 지상의 예루살렘 성전에서 천상 예루살렘의 영광을 보았으리라. 시메온은 이처럼 서로 다른 대극이 통합되어 하느님과 인간이 만나는 구원의 신비를 보았을 것이다. 이어서 시메온은 아들을 봉헌을 하는 마리아에게 이렇게 예언한다. "당신의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 가운데, 많은 사람의 마음속 생각을 드러날 것입니다." 구원의 신비가 종합적으로 함축된 만남의 자리에 마리아가 있다. 인간과 하느님, 구약과 신약, 강생과 파스카, 봉헌과 축성 사이에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 아픔을 겪는 한 여인이 마치 다리처럼 놓여있다. 마리아의 봉헌과 예수님의 십자가상에서의 봉헌에서 드러나듯, 고통은 봉헌의 본질적 요소이며, 그 고통의 봉헌에 세상이 축성된다는 말씀으로 들린다.

 

오늘 우리의 현실에서 봉헌의 의미를 되돌아보자. 봉헌, 즉 따로 떼어 내어주는 행위는 자신을 내어주는 자선과 관련된다. 받기 좋아하고 모아서 부자 되기를 바라는 세상에서, 주는 것이 왜 좋을까? 사회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1달러 기부가 사회에 19달러의 수익을 창출한다고 한다. 열성적인 기부자일수록 성공 확률이 더 높아지고 수입도 더 늘어났다고 한다. 선행이 기부자 스스로를 더 훌륭하고 긍정적인 사람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나눔은 나눠주는 사람부터 행복하게 해준다. 바로 하느님께 따로 떼어 드리는 봉헌이 우리 삶의 나머지를 축성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봉헌, 즉 자신을 내어주는 기부행위에 관하여 의학적으로 흥미 있는 연구 결과(시러큐스 대학)가 보고되었다. 그에 따르면 기부한 사람들이 안 한 사람들보다 42%나 더 아주 행복하다고 답하였고, 25%나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건강이 아주 좋다고 답하였다. 왜 기부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까? 기부를 하는 마음인 연민의 감정, 자비심, 친절 등에는 부정적인 감정이 개입할 자리가 없고, 남에게 준 도움은 나의 즐거움과 행복과 연계된다고 한다. 임상적인 증거들 역시 같은 결과를 시사하는데, 미국의 국립건강센터 연구에 의하면 개인이 기부를 하였을 때 두뇌는 사람들을 기분 좋게 해주는 신경전달물질이 활성화되는 것을 입증하였다. 따라서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은 체중조절, 혈압조절 그리고 우울증이나 만성통증 해소 등 여러 가지 긍정적인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가져온다고 한다.

 

내가 봉헌할 것, 따로 떼어 드릴 것이 무엇일까? 그것은 내가 축성 받기 원하는 나의 삶에 달려있다. 풍족한 삶을 원하는가? 내게 가장 풍족한 것을 떼어 드릴 때 나머지를 축성하신다. 평화로운 시간을 원하는가? 가장 소중한 시간을 봉헌할 때 나머지 시간이 축성된다. 건강하고 화목한 삶을 원하는가? 가장 건강하고 활기찬 모습을 주님께 봉헌하듯 봉사한다면 그 나머지 모두를 축성하신다. 아침에 눈을 뜬 뒤 5분 동안 기도를 봉헌하면(하느님께 떼어 드리면) 23시간 55분을 하느님은 축성하신다. 주일을 거룩하게 봉헌하면 한 주간 전체를 하느님이 축성하신다. 한 해의 시작을 하느님께 봉헌하면 나머지 한 해 모두를 하느님이 축성하신다. 이처럼 봉헌축성을 가져오기에, 두 단어는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성에 바탕을 둔 짝말이다.

 

오늘 우리는 주님 봉헌을 기념하여 초를 봉헌하고 축성 받는다. 축성 받은 초를 켜고 기도할 때마다 예수님의 봉헌을 기억하자. 마치 자신을 불사름으로써 빛을 전하는 초처럼, 예수께서 자신을 봉헌하시고 희생하심으로써 세상의 빛이 되셨음을 마음에 새기자. 또한 나의 봉헌으로 내 삶이 축성되는 신비에 참여하자. 오늘 봉헌되신 주님은 우리를 부르고, 우리를 축성하는 분이다. 나날의 우리 봉헌은 거룩한 제사가 되고, 하느님은 그러한 우리를 축성하신다. 이를 체험한 이들은 매일 잠들기 전 끝기도(성무일도)에서 이렇게 노래한다.

 

주님,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 주셨습니다.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

 

[출처] 말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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