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5주간 토 - 저 군중이 가엾구나
본문
연중 제5주간 토 - 저 군중이 가엾구나
"주 하느님께서 사람을 부르시며, “너 어디 있느냐?” 하고 물으셨다.
그가 대답하였다. “동산에서 당신의 소리를 듣고 제가 알몸이기 때문에 두려워 숨었습니다.”" (독서)
하느님의 말씀이 아닌 다른 소리를 따른 결과를 보여주는 말씀이자,
세상의 분열과 두려움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 일러주는 말씀으로 들린다.
"당신의 소리를 듣고 두려워 숨은" 아담의 모습에서
내 안에 내가 모르는 무엇이 있는지, 원초적 죄가 무엇인지 돌아보게 된다.
왜 이렇게 내 모습이 부끄럽고 그러면서도 합리화 시키려 하는지 밝혀진다.
이 모든 존재의 한계를 넘어설 길이 있을까?
"저 군중이 가엾구나. 벌써 사흘 동안이나 내 곁에 머물렀는데 먹을 것이 없으니 말이다." (복음)
주님의 말씀을 들으려고 모여 벌판에서 사흘 씩이나 예수님 곁에 머무는 사람들.
자신의 목소리가 아닌 진리의 말씀을 듣고자, 두려워 숨지 않고 주님 곁에 머무르는 사람들.
육체적인 배고픔과 함께 영적으로 굶주린 이들을 보시며 예수님의 마음에는 연민이 가득하셨을 것이다.
더 나아가 배고픈 이들, 존재의 한계를 느끼는 이들을 가엾이 보시는 하느님의 연민을 체험하셨을 것이다.
"사람들은 배불리 먹었다. 그리고 남은 조각을 모았더니 일곱 바구니나 되었다."
두려움 앞에서 자신의 소리에 따라 숨기보다 예수님의 말씀을 듣는 군중과, 군중의 소리를 듣는 예수님.
예수님과 군중의 마음을 모두 헤아리시는 하느님 - 거기서 생명이 넘쳐나는 잔치가 벌어진다.
빵의 기적은 존재의 한계에 직면한 인간이 당신 말씀을 들을 때 드러나는 하느님 사랑이었다.
말씀을 신뢰하는 이들을 측은히 여기시어 먹을 것을 주시되, 언제나 남게 주시는 분이 하느님이셨다.
[출처] 말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