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7주간 금 -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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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7주간 금 -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것
"이혼장을 써 주고 아내를 버리는 것을 모세는 허락하였습니다."
"너희 마음이 완고하기 때문에 모세가 그런 계명을 기록하여 너희에게 남긴 것이다."
모세법에서 이혼은 남자에게만 허락되었다(신명 24, 1 참고).
남성 중심의 당시 사회에서 기혼 남자들은 부인을 소유물로 간주하였다.
그 상황에서 남편에 의해 차별받고 학대당하는 여자들이 발생하였고,
이렇게 학대당하는 여자들을 구출하기 위한 계명이 모세 이혼법의 본래 정신이었다.
즉 아내를 노예처럼 부려먹으며 차별과 학대하지 말고, 이혼을 통해 자유롭게 하라는 취지의 법이었다.
이 법이 예수님 시대에는 남편이 못마땅한 아내를 버릴 때 사용하는 특권으로 변질되었다.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
예수께서는 남편과 헤어지게 해서 학대받는 여자를 구해내는 소극적 방법에서 더 나아가,
적극적 방법으로 부부는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관계이기에 갈라서지 말라고 이르신다.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것"이란 혼인이 남녀만의 일이 아니라 하느님의 일이라는 말씀이다.
즉, 혼인은 세상 일인 俗事가 아니라 하느님의 일인 聖事, 하느님께서 드러나시는 신비다.
혼인에서 상대방에 대한 내 감정만 보지 말고, 관계를 맺어주신 하느님을 보라는 초대다.
지키기 어려운 약속, 갈라지기 쉬운 관계가 부부 관계만이 아니다.
우정, 가족 관계, 사회적 약속, 정치적 선언이나 사법적 선서, 종교인의 서약 등등...
서약의 이상은 훌륭하지만, 현실적 준수는 쉽지 않다.
그때는 약속의 바탕이 무엇인지? 약속을 통하여 무엇이 드러나는지 물어보라는 초대로 들린다.
우리와 맺으신 하느님의 약속으로 눈길을 돌린다.
당신의 아들을 주시겠고 약속하시고, 그 약속을 위해 목숨을 내어 주신 예수님의 사랑을 돌아본다.
그렇게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내신 예수님을 원성사(原聖事)라고 교회는 불러왔다.
[출처] 말씀에